천문연 나노위성 '도요샛' 이야기. (4) 끝나지 않은 도전
천문연 나노위성 '도요샛' 이야기. (4) 끝나지 않은 도전
  • 이재진 박사
  • 승인 2024.05.25 00:44
  • 조회수 157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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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편대비행 하며 우주날씨를 관측하는 나노위성 ‘도요샛’이 1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5월 25일 누리호 3차 발사에 실려 우주로 간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도 무사히 관측 수행 중이랍니다. 1주년을 기념해 도요샛을 탄생시킨 연구책임자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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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나노위성 '도요샛' 이야기. (1) '도요샛', 생일 축하해!

천문연 나노위성 '도요샛' 이야기. (2)도요샛, 나의 님

천문연 나노위성 '도요샛' 이야기. (3)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도요샛, 끝나지 않은 도전

 

도요샛이 발사된 지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2호기 나래와 4호기 라온은 궤도 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편대비행에 성공했고, 21년 만에 발생한 역대급 우주폭풍 기간 동안 우주날씨 관측 임무를 잘 수행하였다. 설계 수명이 1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건강하게 작동하는 도요샛이 새삼 고맙다. 3호기 다솔이 사출에 실패한 아쉬움이 있고, 1호기 가람이 임무 수행에 어려움을 격고 있지만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기보다는 일단 발사하여 운용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철학에서 탄생한 것이 큐브위성이다. 그렇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성공보다는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려오는데, 실패가 진짜 실패가 아닌 이유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 있다. 

 

이제 우리는 도요샛 후속 임무를 꿈꾼다. 후속 임무의 이름은 ‘스페이스 스캐너’,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상을 스캔하듯 넓은 지역의 영상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보통 한 위성에서 촬영하는 영상의 폭은 10–15km 정도 된다. 이미 위치를 알고 있는 목표물이라면 모르겠지만, 넓은 지역에서 무언가 찾기 위해서는 너무 작은 사이즈다. 

도요샛(SNIPE) 기술검증 모델.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도요샛(SNIPE) 기술검증 모델.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예를 들어 남태평에서 조업하던 원양어선이 조난을 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배는 이미 침몰하였고, 선원들은 간신히 구명정에 올라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조류가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 구명정을 어떻게 신속하게 찾을 수 있을까? 위성이 여러 대라면 가능하다. 그것도 위성들이 편대비행을 한다면, 구역을 나누어서 한 번에 스캔하듯 목표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임무개념은 군사적으로도 활용도가 매우 높다. 치열한 전장에서 정보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첩보위성을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 위성은 성능은 우수하지만, 발사에서 운용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끈임 없이 이동하는 적 동향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큐브위성 편대다. 수십 수백기의 큐브위성을 사전에 만들어 놓고 유사시 신속하게 발사하여 적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다면 훌륭한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우주날씨 관측 임무를 수행한 도요샛보다 한 차원 높은 편대비행 기술이 요구된다. 편대비행 기술도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러 복잡한 기술들로 이루어진다. 위성 궤도를 정확하게 결정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위성의 자세와 추력을 정밀하게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위성 간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더 수준 높은 편대비행이 가능하다. 도요샛은 그 편대비행 기술의 시작점일 뿐이다. 아직 큐브위성을 이용해 편대비행을 수행했다는 소식은 도요샛을 제외하고는 들려오고 있지 않다. 사실 도요샛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개발부터 발사까지 정말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도요샛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도전정신은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 믿는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던 모르던 이미 도요샛의 위대한 비행은 시작됐다.


필자 소개: 이재진 박사(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도요샛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

중형과학로켓(1998), 우리별 3호(1999), 아리랑위성 1호(1999), 과학기술위성 1호(2003) 등 다수의 국내 인공위성 프로젝트에 참여해 우주날씨 관측 탑재체 개발. 한국천문연구원에 2007년 입사 후 우주날씨 관측 장비 개발과 모델을 개발하며 2017년부터 도요샛 개발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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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습니다 2024-05-27 17:33:38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배송이 2024-05-28 13:31:46
도요샛 1주년 축하드립니다! 메일로 소식 전해주시니 참 반갑네요. 앞으로의 끝나지 않는 도전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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